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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구의 3.5%는 외국에서 태어났다 — 1990년엔 0.04%였다

한국 인구의 3.5%는 외국에서 태어났다 — 1990년엔 0.04%였다

2026년 9월 10일 · 읽는 데 약 10분

Two identical containers filled in proportion to the share of residents born abroad — Qatar nearly three-quarters full at 76.7%, South Korea a thin sliver at 3.5%🇶🇦카타르76.7%🇰🇷한국3.5%

한국의 외국 태생 인구 (2024)

181만명 · 3.5% — 53개국 중 37위

한국 1990 → 2024

1만 8,499명(0.04%) → 181만명(3.5%)

비율 1위 / 사람 수 1위

카타르 76.7% / 미국 5,238만명

전 세계 국제이주자 (2024)

3억 400만명 — 세계 인구의 3.7%

1990년 한국의 외국 태생 인구는 1만 8,499명이었다

1990년 한국에 살던 사람 중 국외에서 태어난 사람은 1만 8,499명이었다. 그해 총인구 4,286만 9,283명의 0.04%다. 세계은행이 이 지표를 소수점 한 자리로 발표하기 때문에 공개 수치는 0.0%로 표기되지만, 사람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2024년은 181만 1,507명, 3.5%다. 34년 만에 사람 수로 98배, 비율로 81배가 됐다.

같은 기간 일본은 105만 명에서 341만 명으로 3.2배 늘었다. 1990년 시점에 일본은 이미 한국의 57배를 받아들이고 있었고, 2024년에도 사람 수로는 한국의 1.9배다. 그런데 비율로 보면 일본은 2.8%로 한국의 3.5%보다 낮다. 인구 1억 2,337만 명이라는 분모가 크기 때문이다. 같은 두 나라가 어떤 지표를 쓰느냐에 따라 순서가 뒤집힌다.

이 글의 "이민자"는 국적이 아니라 출생지 기준이다

이 글의 모든 숫자는 UN 경제사회국이 집계하고 세계은행이 공개하는 국제이주자 stock 2024년 추계다. 기준은 국적이 아니라 태어난 곳이다. 지금 살고 있는 나라가 태어난 나라와 다르면 이 숫자에 들어간다. 이 사이트가 다루는 53개국 전부에 결측 없이 값이 있어서, 아래 순위는 모두 그 53개국 안에서의 순위다.

그래서 포함 범위가 넓다. 유학생, 주재원, 결혼이민자, 난민, 그리고 이미 그 나라 국적을 취득한 사람까지 전부 들어간다. 한국의 181만 명은 영주권자나 귀화자만 센 숫자가 아니라, 2024년 시점에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 중 국외에서 태어난 사람 전부다. 한국어 "이민자"가 보통 가리키는 범위보다 크다고 보는 편이 맞다.

국적으로 셌다면 달라졌을 사례도 있다. 독일의 1,675만 명에는 1990년대 이후 들어온 인구뿐 아니라 구소련 지역에서 돌아온 독일계 귀환자가 포함되는데, 국적으로 세면 이들은 처음부터 독일인이다. 반대 방향도 있다. 재외동포 2·3세가 한국에 정착해 국적을 취득해도, 출생지가 국외라 이 통계에서는 계속 외국 태생으로 남는다.

그리고 이 지표는 들어온 사람만 센다. 그 나라 출신이 국외에 몇 명이나 나가 있는지는 전혀 다른 통계이고, 두 값은 한 나라 안에서 정반대로 움직이기도 한다.

비율 상위권: 아라비아반도, 그리고 인구 8만 명짜리 나라

비율로 정렬하면 상위 6곳 중 5곳이 아라비아반도에 있다. 카타르 76.7%, 아랍에미리트 74.0%, 바레인 52.3%, 요르단 45.7%, 사우디아라비아 40.3%. 카타르에서는 길에서 마주치는 네 명 중 세 명이 다른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는 뜻이다.

상위 3위 안에 걸프가 아닌 나라가 하나 끼어 있다. 안도라 59.1%다. 다만 사람 수로 보면 4만 8,408명으로 53개국 중 아래에서 두 번째다. 인구 8만 2,904명짜리 나라에서는 비율이 쉽게 커진다. 아이슬란드(25.1%, 9만 8,818명)와 키프로스(14.9%, 20만 2,062명)도 성격이 같다. 소국에서 비율은 규모가 아니라 감도를 나타내는 숫자에 가깝다.

7위부터는 익숙한 이름들이 나온다. 스위스 31.1%, 호주 30.4%, 오스트리아 25.5%, 아일랜드 23.1%, 캐나다 22.2%, 스웨덴 21.4%, 독일 19.8%, 스페인 18.5%, 영국 17.1%, 네덜란드 16.2%. 전통적인 정착 이민국인 호주와 캐나다, 그리고 국경이 열려 있는 서유럽 국가들이 15~30%대에 몰려 있다. 그리스 14.2%, 프랑스 13.8%, 이탈리아 11.0%, 포르투갈 10.8%까지가 두 자릿수 구간이다.

사람 수로 정렬하면 다른 목록이 나온다

같은 데이터를 비율 대신 사람 수로 정렬하면 1위부터 바뀐다. 미국 5,237만 5,047명이다. 2위 독일(1,675만 명)의 3.1배이고, 전 세계 국제이주자 3억 400만 명의 17.2%에 해당한다. 세계의 국제이주자 여섯 명 중 한 명이 미국에 산다. 그런데 비율로는 15.2%로 18위다.

사람 수 상위 10위는 미국, 독일, 사우디아라비아(1,368만), 영국(1,185만), 프랑스(919만), 스페인(887만), 캐나다(881만), 아랍에미리트(816만), 호주(811만), 터키(708만) 순이다. 비율 상위권과 겹치는 나라도 있지만 순서는 크게 다르다. 이탈리아 655만, 요르단 528만, 인도 480만, 이란 384만, 말레이시아 381만이 그 뒤를 잇는다.

두 순위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나라를 뽑으면 방향이 정반대인 두 무리가 나온다. 한쪽은 분모가 작아서 비율이 튀는 나라다. 안도라는 비율 3위인데 사람 수로는 52위로 49계단 차이가 나고, 아이슬란드는 10위와 45위로 35계단, 바레인은 4위와 37위로 33계단이 벌어진다. 다른 한쪽은 분모가 커서 비율이 눌리는 나라다. 인도가 34계단(47위 대 13위), 일본과 중국이 각각 23계단이다.

한국은 이 축의 가운데쯤에 있다. 비율 37위, 사람 수 26위로 11계단 차이다. 인구 5,168만 명이 그리 작지도 크지도 않기 때문에 두 지표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인도 0.3%가 못 보여주는 방향

인도에 사는 외국 태생 인구는 479만 6,255명이다. 53개국 중 13번째로 많다. 그런데 인구가 14억 6,387만 명이라 비율은 0.3%, 47위다. 두 숫자 모두 인도를 정확히 설명하지만, 어느 쪽도 인도의 이주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이 지표는 들어온 사람만 세기 때문이다. UN 집계에서 2024년 기준 자기 나라 밖에 사는 사람이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로 1,850만 명이다. 전 세계 국제이주자의 6%가 인도 출신이고, 1990년의 650만 명에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2위는 중국(1,170만 명), 3위는 멕시코(1,160만 명)다.

그리고 이 세 나라는 비율 순위 아래쪽에 나란히 있다. 중국 0.1%로 52위, 인도 0.3%로 47위, 멕시코 1.3%로 42위. 세계에서 사람을 가장 많이 내보내는 세 나라가 받아들이는 비율로는 53개국 중 하위 12위 안에 모두 들어간다.

비슷한 자리에 있는 나라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필리핀 0.1%(8만 7,212명), 인도네시아 0.2%, 베트남 0.3%, 모로코 0.3%, 튀니지 0.5%, 캄보디아 0.5%, 브라질 0.7%, 이집트 1.0%. 필리핀은 해외 취업 인구가 수백만 명 규모로 국가 경제의 한 축이지만, 이 표에서는 하위 2위다. 북한의 0.2%는 성격이 또 다르다 — 국경이 실질적으로 닫혀 있어 양방향 모두 통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 표에서 낮은 숫자는 '이주와 무관한 나라'를 뜻하지 않는다. '이 표가 반대 방향을 보여주지 않는 나라'인 경우가 더 많다.

요르단 45.7%와 카타르 76.7%는 같은 현상이 아니다

비율 상위권에서 요르단(45.7%)과 걸프 국가들은 나란히 붙어 있다. 지표만 보면 둘 다 '인구의 절반 안팎이 외국 태생인 나라'다. 실제로는 원인이 거의 정반대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의 수치는 건설·서비스·가사 노동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다. 대부분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출신이고, 체류 자격이 고용계약에 묶여 있어 영주나 국적 취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인구의 4분의 3이 외국 태생이지만 시민권자 구성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1,368만 명, 바레인의 84만 명도 같은 구조다.

요르단의 528만 명은 성격이 다르다. 주로 팔레스타인과 시리아에서 온 난민, 그리고 그 후손이다. 노동 수요가 불러들인 인구가 아니라 인접국의 분쟁이 밀어낸 인구다. 체류 기간도 훨씬 길어서, 1948년과 1967년에 유입된 인구가 여전히 이 통계에 남아 있다. 같은 45%라도 한쪽은 건설 경기와 함께 늘고 줄지만 다른 쪽은 그렇지 않다.

터키의 708만 명(8.1%)과 이란의 384만 명(4.2%)도 이 난민 축에 가깝다. 터키는 시리아, 이란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인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비율만 보면 터키는 포르투갈과 칠레 사이에 놓이지만, 그 숫자가 만들어진 경위는 전혀 다르다.

걸프 국가의 이 인구 구조는 다른 통계까지 흔든다. 지난 리포트에서 걸프 국가들의 인구피라미드가 저출산이 아니라 이주노동 때문에 허리가 두꺼워진다는 점을 짚었는데, 그 두꺼운 허리의 정체가 바로 이 숫자다. 카타르 인구의 76.7%, 아랍에미리트의 74.0%가 여기에 해당한다.

남미 중위권의 숫자는 대부분 2015년 이후에 만들어졌다

비율 중위권에는 남미 국가들이 몰려 있다. 칠레 7.8%, 도미니카 공화국 6.5%, 가이아나 6.5%, 콜롬비아 5.8%, 페루 5.4%, 우루과이 4.7%, 아르헨티나 4.3%. 순위표에서는 헝가리(7.1%)나 폴란드(4.5%)와 섞여 있어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시계열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콜롬비아의 외국 태생 인구는 2015년 14만 5,504명에서 2024년 306만 3,518명이 됐다. 9년 만에 21배다. 페루는 15만 2,562명에서 183만 7,219명으로 12배, 칠레는 59만 8,039명에서 153만 8,324명으로 2.6배 늘었다. 1990년부터 2015년까지 25년 동안 콜롬비아의 수치가 10만 명에서 14만 명으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과 대비된다.

이 증가는 거의 전부 베네수엘라에서 온 인구다. 2015년 이후 700만 명 이상이 베네수엘라를 떠났고, 그중 다수가 국경을 맞댄 콜롬비아와 그 남쪽으로 이동했다. 유럽과 걸프의 상위권 숫자가 수십 년에 걸쳐 쌓인 것이라면, 남미 중위권의 숫자는 10년 안에 만들어졌다.

순위표에서 콜롬비아 5.8%와 폴란드 4.5%는 두 칸 차이지만, 한쪽은 진행 중인 이동의 스냅숏이고 다른 쪽은 수십 년 평균에 가깝다. 순위만 보면 구분되지 않는 차이다.

한국의 3.5%는 세계 평균 바로 아래다

전 세계 국제이주자는 2024년 3억 400만 명으로, 세계 인구의 3.7%다. 한국의 3.5%는 여기에 0.2%포인트 못 미친다. 이 사이트가 다루는 53개국 안에서는 37위로 하위권이지만, 세계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평균 근처라는 뜻이다. 53개국 표본에 유럽과 걸프가 많이 들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다만 그 자리에 도달한 속도가 다르다. 한국의 비율은 1990년 0.04%, 1995년 0.1%, 2000년 0.3%, 2005년 0.5%, 2010년 1.2%, 2015년 2.6%, 2020년 3.3%, 2024년 3.5%로 올라왔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동안 0.5%에서 2.6%로 다섯 배가 됐고, 그 구간이 전체 상승의 대부분이다.

그리고 2020년 이후 4년 동안은 0.2%포인트만 움직였다. 직전 5년 구간(2015~2020)의 0.7%포인트와 비교하면 뚜렷한 둔화다. 국경이 닫혀 있던 기간이 이 시계열에 그대로 남아 있다.

아시아 안에서 한국보다 비율이 높은 나라는 아홉 곳이다. 걸프 4개국과 요르단, 그리고 말레이시아(10.7%), 터키(8.1%), 태국(4.4%), 이란(4.2%).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인접국에서 오는 노동 이주, 터키와 이란은 난민이 중심이다. 한국과 일본, 우즈베키스탄(3.2%)은 이 목록에서 유형이 또 다르다 — 노동 이주가 중심이되 규모가 아직 작다.

이 표를 읽을 때 남겨둘 여지

걸프 국가의 수치는 원 통계 자체의 불확실성도 크다. 이주노동자는 등록 기준과 실제 체류가 어긋나기 쉽고, 국가별 집계 주기와 방식도 제각각이다. UN 추계가 이를 보정하지만 오차 범위는 다른 지역보다 넓다고 보는 편이 안전하다.

그리고 이 순위는 어디까지나 53개국 안에서의 순위다. 이 사이트가 아직 다루지 않는 나라 중에는 비율이 더 높은 곳이 여럿 있다. 쿠웨이트 67.3%, 룩셈부르크 51.2%, 싱가포르 48.7%, 오만 43.2%는 모두 안도라 아래, 바레인 위아래에 들어갈 수치다. 사람 수로도 러시아가 760만 명으로 터키와 이탈리아 사이에 놓인다. 전 세계 순위로 옮기면 위쪽 자리가 상당히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이 표는 특정 시점의 재고량이다. 매년 몇 명이 오가는지를 보여주는 유량 통계가 아니다. 한국의 3.5%가 지난 4년간 거의 멈춰 있었다는 사실은 그동안 아무도 오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들어온 수와 나간 수의 차이가 인구 증가분에 묻힐 만큼이었다는 뜻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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