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먼저 거리로 나온 프랑스, 청년 실업률은 독일의 2.7배다
2026년 10월 18일 · 읽는 데 약 6분
프랑스 청년(15~24세) 실업률, 2025
18.9% (52개국 중 16위)
독일 청년 실업률
6.9% (프랑스의 약 3분의 1)
청년 고용률: 프랑스 대 한국
34.5% 대 24.1%
10월 17일 전국 시위 참가자
55만 명 (내무부) / 80만 명 (CGT)
국경 하나 사이, 18.9%와 6.9%
프랑스의 15~24세 실업률은 18.9%다. 라인강 건너 독일은 6.9%다. 같은 유로화를 쓰는 이웃 나라끼리,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가 실패할 확률이 2.7배 차이 난다.
10월 17일 프랑스 전국 110곳에서 행진이 열렸다. 내무부는 55만 명(파리 11만 명), 노동총동맹(CGT)은 80만 명이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시위의 첫 주자는 노조도 정당도 아니었다. 9월 21일 파리 근교 크레테유의 생텍쥐페리 고등학교 학생들이었다.
이 글은 World Bank가 공개한 ILO 모델 추정치(2025년)로 이 사이트가 다루는 53개국 중 52개국의 청년 실업률·고용률을 비교한다. 안도라는 수치가 없어 빠졌다. 각국 통계청 발표와는 소수점 단위로 다를 수 있다. 시위 참가자 수는 정부와 주최 측 집계가 크게 다르므로 둘을 함께 적는다.
시작은 일자리가 아니라 교실이었다
고교생들이 처음 내건 요구는 실업과 직접 관련이 없었다. 9월 17일 교사 파업 다음 주, 크레테유 학생들은 채워지지 않은 교사 자리, 과밀 학급, 책상조차 부족한 교실을 문제 삼았다. 9월 29일 전국 행동을 호소한 고교생 노조(USL)의 요구도 교사·교직원 부족, 낡은 학교 건물, 과중한 시간표, 대입 지원 플랫폼 파르쿠르쉽(Parcoursup)이 주는 스트레스 네 가지였다.
확산은 빨랐다. 10월 1일 내무부 집계로 고교 1,027곳이 영향을 받았고 222곳이 봉쇄됐으며 하루에 1,949명이 체포됐다. 10월 13일에는 내무부 16만 1,500명, 청년 단체 연합 48만 명으로 집계가 세 배 가까이 갈렸다. 정부는 이날부터 피해가 큰 학교에 대체 교사 3,000명을 투입했다.
10월 17일에 성격이 바뀌었다. 9월 중순부터 이어진 연료비 시위가 같은 날 합류했고, 노조와 옛 '노란 조끼' 참가자, 교사, 간호사, 소방관까지 거리로 나왔다. 경유 가격은 리터당 2.37유로를 넘어 역대 최고치(2.38유로)에 1센트 차이까지 올라 있었다. 마르세유에서는 시청이 뚫리고 상점이 약탈당했다.
체포자 수는 발표 주체마다 다르다. 로랑 누녜스 내무장관은 당일 약 400명이라고 했고,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이후 1,200명이 체포되고 경찰 1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 글을 쓰는 10월 18일 기준으로 두 숫자의 차이는 설명되지 않았다.
52개국 가운데 프랑스는 어디쯤인가
18.9%는 52개국 중 16번째로 높다. 위쪽 15곳 중 6곳이 유럽이다. 스페인 24.7%, 그리스 21.4%, 이탈리아 20.5%, 포르투갈 20.2%로 남유럽이 20%대에 몰려 있고, 프랑스는 그 바로 아래에 붙어 있다. 맨 위는 요르단(38.9%)과 튀니지(38.1%)다.
스웨덴이 24.3%로 프랑스보다 높게 나오는 건 숫자만 보고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다. 스웨덴은 일자리를 찾는 전업 학생도 실업자로 세는 비율이 높아 청년 실업률이 원래 높게 잡힌다. 반대편 끝에는 독일(6.9%), 네덜란드(8.8%), 일본(3.9%)이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는 학교와 기업을 잇는 직업훈련 제도가 청년을 노동시장에 일찍 붙여 두는 나라로 자주 거론된다.
눈여겨볼 비율이 하나 있다. 프랑스의 청년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7.5%)의 약 2.5배다. 한국, 그리스, 튀니지도 2.5배 안팎으로 거의 같다. 청년이 전체보다 약 2.5배 더 실직하는 건 여러 나라에서 비슷하게 나타난다. 프랑스 청년 실업률이 높은 건 청년만의 문제라기보다 전체 실업률 7.5%가 독일(3.7%)의 두 배인 데서 출발한다.
한국 6.7%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6.7%로 프랑스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 15~24세 중 실제로 일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 즉 청년 고용률을 보면 순서가 뒤집힌다. 한국은 24.1%, 프랑스는 34.5%다. 일하는 젊은이의 비율은 프랑스가 더 높다.
실업률은 '일자리를 찾고 있는데 못 구한 사람'만 센다. 대학에 다니거나, 군 복무 중이거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분모에서 아예 빠진다. 한국의 15~24세는 이 세 가지 이유로 노동시장 밖에 머무는 사람이 많아서, 실업률이 낮아도 일하는 청년이 적은 구조가 나온다.
이 기준에서 한국과 비슷한 나라는 스페인(25.4%)과 이탈리아(19.6%)다. 반대로 네덜란드는 75.9%, 독일은 50.9%가 일한다. 청년 실업률 하나로 '프랑스 청년은 한국 청년보다 일자리 사정이 나쁘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젊은 나라라서 나온 것은 아니다
프랑스 인구의 중위연령은 42.3세로 53개국 중 14번째로 높다. 한국(44.5세)보다 두 살 남짓 젊을 뿐, 이집트(25.3세)나 요르단(24.5세) 같은 '젊은 나라'와는 거리가 멀다. 청년 인구가 많아서 시위 규모가 커졌다는 설명은 숫자와 맞지 않는다.
더 가까운 단서는 학교에도 일자리에도 없는 청년의 비율(니트, 15~24세)이다. 프랑스는 11.0%로 독일(8.2%)은 물론 청년 실업률이 더 높은 스페인(9.4%), 이탈리아(9.9%)보다도 높다. 미국(11.6%), 영국(14.4%)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은 같은 기준의 국제 수치가 없어 비교에서 뺐다.
고교생들이 먼저 문제 삼은 건 교사 부족과 낡은 교실이었다. 다만 그 교실을 나서면 일자리를 찾는 청년 다섯 명 중 한 명꼴이 일을 구하지 못하는 노동시장이 기다린다는 점은, 이 시위에 연료비와 생활비 문제를 안고 온 어른들이 쉽게 합류한 배경으로 읽힌다.
숫자를 더 보려면
나라별 중위연령과 인구 구조는 '합계출산율 0.72명, 2050년 한국은 일본보다 늙는다' 리포트에서, 프랑스의 이민자 비율(13.8%)은 '한국 인구의 3.5%는 외국에서 태어났다' 리포트에서 이어 볼 수 있다. 아래 국가 페이지에서는 각 나라의 인구·소득·물가를 한국과 나란히 비교할 수 있다.
청년 고용 수치는 World Bank가 공개한 ILO 모델 추정치(2025년, 2026년 10월 조회), 중위연령은 WhatsThePop 국가 데이터셋 기준이다. 시위 관련 수치는 10월 18일까지의 보도 기준이며 이후 바뀔 수 있다.
이 리포트에 등장한 나라
출처
- World Bank — Unemployment, youth total (% of labor force ages 15-24, modeled ILO estimate) — 2026-10 기준
- World Bank — Unemployment, total (% of labor force, modeled ILO estimate) — 2026-10 기준
- World Bank — Employment to population ratio, ages 15-24 (modeled ILO estimate) — 2026-10 기준
- World Bank — Share of youth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 2026-10 기준
- Wikipedia — 2026 French student protests — 2026-10-18 기준
- Wikipedia — 2026 French fuel protests — 2026-10-18 기준
- Al Jazeera — Tear gas and unrest as hundreds of thousands protest for reforms in France — 2026-10-18 기준
- France 24 — Organisers of French protests claim 800,000 have taken to streets (live) — 2026-10-18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