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맨체스터에서는 한 달 중 17.6일 동안 1mm 넘는 비가 온다. 바르셀로나는 5.2일이다. 하루에 햇볕이 드는 시간은 에든버러 2.6시간, 세비야 7.5시간이다. 같은 유럽, 같은 크리스마스 시즌인데 한쪽은 우산과 어둠 속에서 마켓을 돌고, 다른 쪽은 서울보다 밝은 오후를 보낸다.
그런데 추위만 놓고 보면 비교 대상인 15개 도시 중 서울보다 추운 곳은 하나도 없다. 가장 추운 스트라스부르도 12월 낮 최고 6.5°, 밤 최저 1.1°로 서울(3.1° / 영하 5.5°)보다 낮엔 3.4도, 밤엔 6.6도 높다. 유럽 겨울 여행에서 실제로 일정을 흔드는 건 기온이 아니라 햇빛, 비, 그리고 마켓이 문을 닫는 날짜다.
아래 수치는 Open-Meteo ERA5 재분석 2016~2025년 일별 자료로 낸 10년 평균이다. '비 온 날'은 하루 강수 1mm 이상, '일조'는 실제로 햇볕이 든 시간, '낮 길이'는 12월 15일의 해 뜨고 질 때까지 시간이다.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영국 각 나라 날씨 가이드에서 다룬 도시를 그대로 모았다. 마켓 일정은 이 데이터셋 밖의 자료라 각 도시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한 것만 적었다.
12월 평균 — 하루 일조시간이 짧은 순 (서울 비교)
도시
낮 최고
밤 최저
비 온 날
하루 일조
낮 길이
에든버러 🇬🇧
7.5°
3.4°
14.6일
2.6시간
7.0시간
맨체스터 🇬🇧
8.2°
3.4°
17.6일
2.7시간
7.5시간
파리 🇫🇷
8.5°
3.2°
13.2일
3.4시간
8.3시간
런던 🇬🇧
9.0°
3.8°
11.6일
3.4시간
7.9시간
스트라스부르 🇫🇷
6.5°
1.1°
13.3일
3.7시간
8.3시간
밀라노 🇮🇹
7.9°
1.0°
7.8일
5.0시간
8.7시간
베네치아 🇮🇹
8.8°
2.2°
7.5일
5.1시간
8.7시간
피렌체 🇮🇹
11.9°
3.4°
13.0일
5.6시간
8.9시간
마드리드 🇪🇸
11.2°
3.1°
7.0일
6.3시간
9.3시간
로마 🇮🇹
13.6°
5.3°
10.1일
6.7시간
9.1시간
나폴리 🇮🇹
14.3°
6.9°
10.6일
6.8시간
9.3시간
니스 🇫🇷
13.6°
6.0°
6.9일
7.1시간
8.9시간
서울 🇰🇷
3.1°
-5.5°
4.7일
7.2시간
9.6시간
바르셀로나 🇪🇸
15.0°
6.2°
5.2일
7.5시간
9.2시간
세비야 🇪🇸
16.6°
8.1°
6.5일
7.5시간
9.6시간
그라나다 🇪🇸
14.2°
4.6°
7.6일
7.9시간
9.6시간
서울보다 따뜻한데 왜 더 춥게 느껴질까
15개 도시 모두 12월 낮 최고와 밤 최저가 서울보다 높다.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도 가장 많은 밀라노가 13.9일, 스트라스부르가 13.1일로 서울(28.5일)의 절반 아래다. 바르셀로나·세비야·니스는 10년 평균으로 0일이다.
스트라스부르 월별 기온 (서울과 비교)
스트라스부르 낮 최고·밤 최저
서울 낮 최고·밤 최저
표로 보기
월
스트라스부르 낮 최고
스트라스부르 밤 최저
서울 낮 최고
서울 밤 최저
1월
5.6
-0.2
2
-6.8
2월
8.7
1.1
4.7
-5.1
3월
12.1
2.4
11.6
0.1
4월
16
5.4
17.7
6.2
5월
20
9.9
22.6
11.7
6월
25.1
14.9
27
17.6
7월
26.1
15.9
29.2
22.2
8월
26
15.9
29.4
22.6
9월
21.9
12.2
25.3
17.3
10월
16.4
8.4
18.6
9.2
11월
9.4
3.5
11.2
1.6
12월
6.5
1.1
3.1
-5.5
스트라스부르와 서울의 월별 낮·밤 기온 — 12월~2월에는 스트라스부르가 위에 있다.
그럼에도 서울 사람이 런던·파리의 12월을 '으슬으슬하다'고 기억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북쪽 다섯 도시(에든버러·맨체스터·파리·런던·스트라스부르)는 12월 평균 습도가 86~88%로 서울(63%)보다 훨씬 축축하고, 비 오는 날이 서울(4.7일)의 2.5~3.7배다. 젖은 코트와 낮은 해는 기온 몇 도보다 체감에 더 크게 작용한다. 서울의 겨울이 '춥지만 맑은' 겨울이라면, 북서유럽은 '덜 춥지만 흐리고 젖은' 겨울이다.
북쪽 마켓 도시는 어둡다: 햇빛이 서울의 36~51%
크리스마스 마켓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도시일수록 12월 해가 짧다. 에든버러는 해 뜨고 지는 시간이 7.0시간으로 서울(9.6시간)보다 2.6시간 짧고, 그 안에서도 실제로 햇볕이 드는 시간은 2.6시간뿐이다. 맨체스터 2.7시간, 파리·런던 3.4시간, 스트라스부르 3.7시간까지 다섯 도시가 모두 서울(7.2시간)의 36~51%다.
도시별 비 온 날 (하루 1mm 이상)
런던
에든버러
맨체스터
표로 보기
월
런던
에든버러
맨체스터
1월
12.2
13.1
16.5
2월
11.2
13.7
15.9
3월
12.9
14.7
15.6
4월
9.5
11.3
12.2
5월
10.7
12.5
13.5
6월
10.5
14.2
15.7
7월
10.4
16.3
18.7
8월
8.8
14.5
17
9월
11.2
13.8
15.5
10월
12.2
16
17.4
11월
12
14.1
16.7
12월
11.6
14.6
17.6
영국 세 도시의 월별 비 온 날(1mm 이상) — 겨울에 더 잦고, 맨체스터가 가장 많다.
어둠이 단점만은 아니다. 마켓의 조명과 장식은 해가 진 뒤에 제 모습이 나오고, 12월 이 도시들에서는 해가 오후 3시 반에서 5시 사이에 진다. 낮 시간이 7~8시간뿐이라면 미술관·성당처럼 빛이 필요한 일정을 오전부터 이른 오후에 몰고, 마켓은 해 진 뒤로 미루는 편이 하루를 덜 낭비한다. 사진을 찍으려면 해 질 녘 30분이 가장 좋다.
“
북쪽 마켓 도시의 12월은 '추위'보다 '짧은 낮'을 계획하는 달이다.
남쪽은 서울만큼 밝다, 대신 이탈리아는 비가 굵다
스페인 세 도시는 12월 일조가 서울과 같거나 길다. 그라나다 7.9시간, 바르셀로나·세비야 7.5시간으로 서울(7.2시간)보다 길고, 니스(7.1시간)도 거의 같다. 세비야는 북위 37.4도로 서울(37.6도)과 위도가 사실상 같은데, 12월 낮 최고는 16.6°로 서울보다 13.5도 높다. 같은 위도에서도 대륙 동쪽 끝(서울)과 대서양·지중해 쪽(세비야)의 겨울은 이만큼 다르다.
도시별 낮 최고기온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세비야
그라나다
표로 보기
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세비야
그라나다
1월
10.5
13.8
16
13.1
2월
13.7
15
18.6
15.4
3월
15.7
16.1
20.2
16.6
4월
19
17.9
23.2
19.9
5월
24.1
21.3
28.2
24.6
6월
29.9
26.1
32.8
30.5
7월
34.3
28.6
36.9
35.2
8월
33.8
28.9
37.1
34.8
9월
27.1
25.3
31.8
28.9
10월
21.9
22
27.1
24.2
11월
14.3
17.5
19.8
16.9
12월
11.2
15
16.6
14.2
스페인 네 도시의 월별 낮 최고기온 — 12월에도 11~17° 사이다.
이탈리아는 중간이면서 성격이 다르다. 로마(101mm)·나폴리(107mm)·피렌체(110mm)의 12월 강수량은 런던(67mm)보다 많지만, 비 오는 날은 로마 10.1일, 나폴리 10.6일로 런던(11.6일)보다 적다. 북쪽은 '자주, 조금' 오고 이탈리아 중남부는 '덜 자주, 한 번에 많이' 온다는 뜻이다. 반면 밀라노·베네치아는 비 오는 날이 7.5~7.8일로 적지만 일조가 5시간 안팎이고, 밀라노는 밤이 영하로 자주 내려간다.
한국에서 크리스마스 연휴에 맞춰 떠나면 날씨보다 달력이 더 큰 변수가 된다. 2026년 크리스마스는 금요일이라 25~27일 사흘 연휴가 생기는데, 이 사흘에 도착하면 이미 끝난 마켓이 많다. 아래는 공식·관광청 사이트에서 2026년 일정이 확인된 곳만 모은 것이다(10월 30일 조회).
2026년 일정이 공개된 크리스마스 마켓 (데이터셋 밖 자료)
도시
마켓
기간
12월 25일 이후
스트라스부르 🇫🇷
크리스마스 마켓 (1570년부터)
11월 27일 ~ 12월 24일
끝남
맨체스터 🇬🇧
시내 10곳
11월 6일 ~ 12월 22일
앨버트 광장·성당 정원만 1월 3일까지
에든버러 🇬🇧
에든버러 크리스마스
11월 14일 ~ 1월 3일
운영
마드리드 🇪🇸
마요르 광장 마켓
11월 말 ~ 12월 31일
운영
11월~1월을 한눈에: 나라별 가이드의 월별 평가
각 나라 날씨 가이드에서 매긴 월별 평가를 마켓 도시 위주로 모았다. 12월에 스트라스부르가 ◎(최적), 파리·런던이 ○인 건 날씨가 좋아서가 아니라 마켓과 연말 분위기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날씨만 보면 11월·1월과 큰 차이가 없다.
0 = 피하기 … 3 = 최적. 11·12·1월 열을 비교해 보자.
1
2
3
4
5
6
7
8
9
10
11
12
스트라스부르·알자스 🇫🇷
✕피하기
△무난
△무난
○좋음
◎최적
◎최적
◎최적
◎최적
◎최적
○좋음
△무난
◎최적
파리 🇫🇷
△무난
△무난
△무난
○좋음
◎최적
◎최적
○좋음
○좋음
◎최적
○좋음
△무난
○좋음
런던 🇬🇧
△무난
△무난
△무난
○좋음
◎최적
◎최적
◎최적
◎최적
◎최적
○좋음
△무난
○좋음
에든버러·스코틀랜드 🇬🇧
✕피하기
✕피하기
△무난
△무난
○좋음
◎최적
◎최적
◎최적
○좋음
△무난
✕피하기
△무난
맨체스터·리버풀 🇬🇧
✕피하기
✕피하기
△무난
○좋음
○좋음
◎최적
○좋음
○좋음
○좋음
△무난
✕피하기
△무난
밀라노 🇮🇹
△무난
△무난
○좋음
◎최적
○좋음
◎최적
○좋음
△무난
◎최적
○좋음
△무난
△무난
마드리드 🇪🇸
△무난
△무난
○좋음
◎최적
◎최적
○좋음
✕피하기
✕피하기
◎최적
◎최적
○좋음
△무난
세비야 🇪🇸
○좋음
○좋음
◎최적
◎최적
○좋음
△무난
✕피하기
✕피하기
△무난
◎최적
◎최적
○좋음
◎최적
○좋음
△무난
✕피하기
어디로 갈까: 무엇을 우선하느냐에 따라
정통 마켓 분위기가 1순위라면 스트라스부르·파리·런던. 햇빛은 서울의 절반 안팎이고 한 달에 11~13일 비가 오지만, 그게 이 도시들의 12월이다. 스트라스부르는 24일 전에 일정을 끝낸다.
연휴(25일 이후)에 떠난다면 에든버러(1월 3일까지)나 마드리드(12월 31일까지)처럼 연말까지 여는 곳을 고른다.
햇빛과 걷기 좋은 날씨가 1순위라면 바르셀로나·세비야·그라나다. 일조가 서울보다 길고 낮 최고가 14~17°다.
둘 다 원하면 이탈리아. 밀라노·베네치아는 비가 적지만 해가 짧고 밀라노는 밤이 춥고, 로마·나폴리는 따뜻하지만 한 번 오면 비가 굵다.
도시별 월별 날씨는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영국 날씨 가이드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이 글의 기온·비·일조는 10년 평균이라 특정 해의 한파나 폭우는 반영하지 않는다.